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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life is an experiment...

책쾌

2012.01.13 22:43


홑겹 삼베옷에 붉은 수염 휘날리며 조선 팔도를 날아다녔던 책 거간꾼 조생,


그의 가슴팍과 소맷부리 안에 이 세상 모든 책과 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다.

역사소설『책쾌』는 기이한 행적으로 ‘조신선’이라 불렸던

조선시대 대표적인 책장수 조생의 삶을 추적한다.




출판사 서평

작가 김영주의 세 번째 장편소설 『책쾌』
2007년 『떠다니는 사람들』, 2011년 『자산 정약전』에 이어 작가 김영주가 세 번째로 선보이는 역사 장편소설 『책쾌』! 전작의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완성된 역사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서점의 설립이 금지되었던 조선시대에 서적의 유통을 담당하던 책 거간꾼, 책쾌 조생의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긴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책을 덮자 가슴 한구석이 뭉클했다. 내가 마치 붉은 수염 휘휘 날리며 한양을 누비던 책쾌 조생인 것만 같았다. 위로는 궁중 대작, 아래로는 웃음을 파는 노류장화까지, 조생 같은 이가 있어 한 시대의 문화가 물처럼 흘렀겠지. 그대로 한 편의 드라마다. 상상력은 역사와 또 이렇게 절묘한 궁합을 이룬다. _김남일(소설가)


신선이라 불렸던 책쾌 조생

조생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책장수이다. ‘조신선’이라고도 불릴 만큼 행적이 기이했던 인물이었다. 항상 나는 듯이 뛰어다녔으며, 행색과 외모 또한 특이했다. 계절에 관계없이 홑겹으로 된 삼베옷을 입었고, 수염이 붉었으며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가슴팍과 옷소매에 책을 넣어 다녔는데 그 책을 다 꺼내면 방 안 가득 수북이 쌓일 정도였다고 한다. 지식과 학식을 고루 갖춘 조생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거간꾼이 아니었다. 책을 보는 안목 또한 뛰어나 당시 지식인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기도 했다. 그 뿐 아니라 그들과 책 내용을 비롯하여 사회, 역사 전반에 대해서도 토론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아주 먼 옛날이었나 보다. 멀고 먼 미래였는지도. 산 연못가에 기대앉아 세상의 서책이란 서책은 모두 읽었다. 더 이상 읽을 서책이 없을 정도였다. 불현듯 세상이 궁금해졌다. 쓰고, 짓고, 읽고, 평하고, 분석하고, 시비하고…… 그곳 서생들과 신선놀음을 하고 싶었다. 조선의 선비들만큼 서책을 즐겨하는 곳은 없다 하여 찾아왔건만…… 신선놀음은 고사하고, 서책을 접하기조차 열악한 여건투성이였다. 그런 중에도 서책에 대한 열망만큼은 어찌나 뜨겁던지. 애서가들의 갈증을 도저히 모르쇠 할 수 없었다. 차마 그대로 떠날 수가 없었다. _본문 p.171

조생은 많은 책쾌들이 죽임을 당했던 ‘명기집략 사건’ 속에서도 유유히 살아남아 책 거간꾼의 삶을 이어갔다. 이 사건으로 그의 신비스러운 행적과 명성은 더욱 널리 전해졌다. 영조 시대 박필순의 상소로 ‘명기집략 사건’은 시작되었다. 청나라 주린의『명기집략』이란 책에는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의 권신 이인임의 아들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조선의 정통성에 반하는 이 책을 조선왕실은 금서로 지정하고 유통을 금했다. 그런데 이 책이 책쾌를 통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는 내용의 상소였던 것이다. 이에 크게 노한 영조는 『명기집략』을 모두 불태우고 이를 유통시킨 책쾌들과 책을 구입한 사람들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죽이거나 유배를 보냈다.

그의 가슴팍과 소맷부리 안에 이 세상 모든 책과 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다

작가 김영주는『책쾌』를 통해 백 년의 역사를 물 흐르듯 펼쳐놓고 있다. 영 · 정조 시대부터 조선 말 흥선대원군 시대까지 백 년의 세월을,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때로는 거침없이 쏟아지는 폭포수처럼 담아내고 있다. 백 년의 이야기를 마치 일 년, 한 달의 일이라도 되는 것 마냥 조근조근 들려준다. 그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어쩔 땐 산도깨비 같은 모습으로, 또 어쩔 땐『금오신화』의 「만복사저포기」에 나오는 양생과도 같은 모습으로 책쾌 조생이 옆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또한 그 당시 집필되고 유통되었던 책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금오신화』, 『전우치전』, 『서유기』, 『색경』 등의 짤막한 내용 소개와 그 책들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생각이 담겨 있어 그 시대의 사회 · 문화상을 엿볼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사도세자, 정약용, 박지원 등 조생의 고객이자 벗이었던 역사 속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작가의 말

조선왕조는 정책적으로 서점의 설립을 금하거나 억제하였다.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 때문에 서적의 유통은 책 거간꾼이란 뜻의 책쾌(冊?)라 불리던, 떠돌이 책장수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강압과 차별이 난무하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책쾌 조생은 1720년 전후부터 1870년 전후까지 붉은 수염 휘날리며 동서남북 존비귀천을 가리지 않고 나는 듯 달려 책을 팔았다. 반세기 넘는 재위기간 동안 영조는 무시로 금주령을 선포하였다. 그런 중에도 그는 술 외에는 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으며, 사시사철 삼베옷 한 벌에 짚신 한 켤레만을 꿰차고 다녔다. 그런 그를 두고 정약용은 ‘붉은 수염을 한 사람으로 우스갯소리를 잘 하였으며, 눈에는 번쩍번쩍 신광이 있었다.’며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수록된 「조신선전曺神仙傳」을 빌어 ‘붉은 수염에 혹 무슨 이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하였다. 조수삼은 역시 ‘그의 모습은 사십 남짓 돼 보였다. 손꼽아 보니 벌써 사십 년 전 일이다. 그런데 지금도 늙지 않았으니 정말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 묘사하였다. 유만주가 쓴 『흠영欽英』과 서유영의 『금계필담錦溪筆談』등에도 그에 관한 일화가 여럿 실려 있다.

그렇듯 많은 이들로부터 신선이라 회자되던 그가 하늘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고 마침내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기까지, 척박한 걸음걸음을 견디게 해주었던 건 다름 아닌 사랑이 아니었을까. 나는 믿는다.

책쾌 조생을 지금 이곳에 나는 듯 내달리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절망과 좌절을 삼켜야 했던지. 무릎을 꺾인 채 두 번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듯, 자괴감에 휩싸인 것이 몇 번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연꽃에 담긴 애잔함을 솔개의 비상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열망에 의지해 기어이 신발 끈을 고쳐 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의 애정과 배려 덕분이었다. 제각각의 모양과 색깔을 띤, 무조건적인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결코 다다를 수 없었음을 나는 믿는다.

안성호 대표와 편집팀원들을 비롯하여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11년 신묘년 끝자락에서
김영주

작가 소개

글쓴이_김영주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대학원 화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문학사상』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떠다니는 사람들』과 『자산 정약전』, 동화『선생님, 길이 사라졌어요』, 『순이』, 『빨간수염 연대기』와 공저『못다 이룬 꿈도 아름답다』등이 있다. 2010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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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ol4jo

책소개


1.

소설가 김영주의 두 번째 장편소설『자산 정약전』은 비운의 철학자이자 해양생물학자인 정약전의 삶을 소설로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소탈하면서도 집요한 정약전, 학문적 지평을 키워가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정조를 비롯한 당대의 정치 현장 역시 놓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소용돌이 속에 놓인 정약용, 정약전 형제의 삶을 역설하고 있다. 혹 정약전이 정조보다 더 새로운 세상을 갈망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미칠 정도로 작가는 정약전 주변의 소소한 움직임마저 원고에 올려놓고 있다. 정조보다 더 정조 같은 정약전! 그가 작도하고 설계한 세상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가설이겠지만 그 세상이 건설된다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소설『자산 정약전』은 그러한 꿈을 꾸게 하기에 충분하다.

소설가 김영주는 장편소설『떠다니는 사람들』로 세간에 큰 관심을 모았던 소설가였다. 해방 이후 귀국선에 오른 피난민들! 그들의 삶을 낱낱이 조망하면서 국가의 아픔이 개인의 아픔으로 어떻게 치환되는지 명징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2011년, 이번에는 흑산도에서의 고독한 귀양살이 속에서도 국가와 백성을 굽어보며 집필에 몰두한 정약전의 삶을 추적한다.

2.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이다. 어려서부터 기걸이 범상치 않았고, 학문과 무예에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성품이 호탕하여 신분을 막론하고 친구 사귀기를 즐겼다.
이처럼 정약전이 시대를 초월한 안목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스승 권철신의 가르침이 컸다. 천진암 강학회를 주도했던 권철신은 한국천주교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정약전은 이러한 스승의 사상을 완벽하게 체득했다. 뿐만 아니었다. 정약전은 주자와 공자는 물론이거니와 서학에까지 지적 호기심을 키워갔다.
이런 정약전을 정조는 크게 신뢰했다. 정조는 신하들에게 이조를 비롯해 육조 전체에 그를 중용하라고 하명할 정도였다. 마침내 정약전은 성균관전적을 거쳐 병조좌랑이 되었다. 그 자리는 정조가 새로운 나라를 꿈꾸며 그 기둥으로 삼을 무반을 선발하고 임명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1800년 6월 18일! 정조가 승하하자 정약전은 물론이거니와 정약용도 정계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리고 1801년, 정약전과 정약용은 신유사옥으로 모진 고문에 시달렸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는 증거가 나와서 극형은 피했지만 남쪽으로 유배를 떠나는 운명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한 명은 흑산도로, 한 명은 강진으로 유배를 떠나는 처지가 되었다.
흑산도로 온 정약전은 자주 동생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형제는 서로를 위로하며 그간 생각했던 가치와 사상,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책으로 묶는 작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정약전과 정약용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흑산도 바다에서 낚시로 시름을 달래던 정약전은『자산어보(玆山魚譜)』라는 책을 완성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3.
소설『자산 정약전』은 임금 정조를 둘러싼 이야기와 새로운 사상으로 대변되는 서학을 놓고 벌이는 지적 호기심과 사상논쟁 사이에 서 있는 정약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약전의 의지는 새로운 임금과 더불어 구체화되고 있었다. 세상을 한 눈에 굽어보는 듯한 정약전의 거침없는 도전과 정약용의 과학적 지식이 보태어져 수원화성으로 실현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정조의 아낌없는 지원과 사랑을 현실화시켜보기도 전에 정조와 같이 비운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소설『자산 정약전』은 인문학자 정약전의 고뇌를 담담한 필체로 그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가 흑산도로 떠나는 길 곳곳에, 백성을 위하는 지식인의 면면을 세심하게 그려놓고 있다. 정도(正道), 가문, 그리고 백성을 위한 정약전의 인간됨을 이 소설에서 체감할 수 있다.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는 소설가 김영주의 섬세하고도 간결한 문체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목차
배를 띄우다· 9 / 빙천에 세수하고· 14 / 성균관에 들다· 22 / 을사추조적발사건· 35
규장각 어수문을 드나들며· 55 / 매심재에서· 99 / 1801년 신유년· 148 / 유배길에 오르다· 181 / 자산으로 들다·255
작가의 말· 316
 
추천글
도종환 (시인)
정약전 형제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얼마나 빈약했을 것인가. 동생 정약용에 가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정약전이야말로 다산이 학문적으로 제일 믿고 따르던 형이었다. 깊이와 넓이를 함께 갖춘 학문, 치열하면서도 온후한 삶의 자세, 나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았던 선비정신, 정조의 개혁이 나라와 백성을 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실천적 지식인, 자산 정약전의 생애는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을 준다. 소설가 김영주의 유려하고 치밀하며, 섬세하고 다감한 필체와 실사구시의 미학이 만들어낸 『자산 정약전』을 읽는 동안 마재 강가의 물살이 흑산도 앞바다를 거쳐 가슴 기슭에 와 출렁이곤 했다.

이경자 (소설가)
김영주의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가란 참 이상한 직업이구나,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볼 때마다 가녀리게도 생겼네, 그런 인상이었던 작가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인 영조에서 순조 사이의 시대를 훑었다. 그 시대를 산 정약전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소설 전체에 흐르는 몰입과 집착과 황홀이 사뭇 안쓰럽게 느껴진 이유는 선배 동업자의 동병상련에서다.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을 그린다는 위험까지 감내했으니, 지난했을 작업과 골병이 눈에 선하다.

저자
김영주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대학원 화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단편소설 '끈'으로 2003년「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장편소설 『떠다니는 사람들』, 동화 『선생님 길이 사라졌어요』와 『순이』, 공저 『못다 이룬 꿈도 아름답다』등이 있으며 2010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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