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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6 자산 정약전 (4)

책소개


1.

소설가 김영주의 두 번째 장편소설『자산 정약전』은 비운의 철학자이자 해양생물학자인 정약전의 삶을 소설로 형상화하고 있다. 작가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소탈하면서도 집요한 정약전, 학문적 지평을 키워가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정조를 비롯한 당대의 정치 현장 역시 놓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소용돌이 속에 놓인 정약용, 정약전 형제의 삶을 역설하고 있다. 혹 정약전이 정조보다 더 새로운 세상을 갈망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미칠 정도로 작가는 정약전 주변의 소소한 움직임마저 원고에 올려놓고 있다. 정조보다 더 정조 같은 정약전! 그가 작도하고 설계한 세상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가설이겠지만 그 세상이 건설된다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소설『자산 정약전』은 그러한 꿈을 꾸게 하기에 충분하다.

소설가 김영주는 장편소설『떠다니는 사람들』로 세간에 큰 관심을 모았던 소설가였다. 해방 이후 귀국선에 오른 피난민들! 그들의 삶을 낱낱이 조망하면서 국가의 아픔이 개인의 아픔으로 어떻게 치환되는지 명징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2011년, 이번에는 흑산도에서의 고독한 귀양살이 속에서도 국가와 백성을 굽어보며 집필에 몰두한 정약전의 삶을 추적한다.

2.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이다. 어려서부터 기걸이 범상치 않았고, 학문과 무예에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성품이 호탕하여 신분을 막론하고 친구 사귀기를 즐겼다.
이처럼 정약전이 시대를 초월한 안목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스승 권철신의 가르침이 컸다. 천진암 강학회를 주도했던 권철신은 한국천주교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정약전은 이러한 스승의 사상을 완벽하게 체득했다. 뿐만 아니었다. 정약전은 주자와 공자는 물론이거니와 서학에까지 지적 호기심을 키워갔다.
이런 정약전을 정조는 크게 신뢰했다. 정조는 신하들에게 이조를 비롯해 육조 전체에 그를 중용하라고 하명할 정도였다. 마침내 정약전은 성균관전적을 거쳐 병조좌랑이 되었다. 그 자리는 정조가 새로운 나라를 꿈꾸며 그 기둥으로 삼을 무반을 선발하고 임명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1800년 6월 18일! 정조가 승하하자 정약전은 물론이거니와 정약용도 정계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리고 1801년, 정약전과 정약용은 신유사옥으로 모진 고문에 시달렸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는 증거가 나와서 극형은 피했지만 남쪽으로 유배를 떠나는 운명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한 명은 흑산도로, 한 명은 강진으로 유배를 떠나는 처지가 되었다.
흑산도로 온 정약전은 자주 동생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형제는 서로를 위로하며 그간 생각했던 가치와 사상,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책으로 묶는 작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정약전과 정약용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흑산도 바다에서 낚시로 시름을 달래던 정약전은『자산어보(玆山魚譜)』라는 책을 완성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3.
소설『자산 정약전』은 임금 정조를 둘러싼 이야기와 새로운 사상으로 대변되는 서학을 놓고 벌이는 지적 호기심과 사상논쟁 사이에 서 있는 정약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약전의 의지는 새로운 임금과 더불어 구체화되고 있었다. 세상을 한 눈에 굽어보는 듯한 정약전의 거침없는 도전과 정약용의 과학적 지식이 보태어져 수원화성으로 실현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정조의 아낌없는 지원과 사랑을 현실화시켜보기도 전에 정조와 같이 비운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소설『자산 정약전』은 인문학자 정약전의 고뇌를 담담한 필체로 그려가고 있다. 그리고 그가 흑산도로 떠나는 길 곳곳에, 백성을 위하는 지식인의 면면을 세심하게 그려놓고 있다. 정도(正道), 가문, 그리고 백성을 위한 정약전의 인간됨을 이 소설에서 체감할 수 있다.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는 소설가 김영주의 섬세하고도 간결한 문체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목차
배를 띄우다· 9 / 빙천에 세수하고· 14 / 성균관에 들다· 22 / 을사추조적발사건· 35
규장각 어수문을 드나들며· 55 / 매심재에서· 99 / 1801년 신유년· 148 / 유배길에 오르다· 181 / 자산으로 들다·255
작가의 말· 316
 
추천글
도종환 (시인)
정약전 형제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얼마나 빈약했을 것인가. 동생 정약용에 가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정약전이야말로 다산이 학문적으로 제일 믿고 따르던 형이었다. 깊이와 넓이를 함께 갖춘 학문, 치열하면서도 온후한 삶의 자세, 나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았던 선비정신, 정조의 개혁이 나라와 백성을 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실천적 지식인, 자산 정약전의 생애는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을 준다. 소설가 김영주의 유려하고 치밀하며, 섬세하고 다감한 필체와 실사구시의 미학이 만들어낸 『자산 정약전』을 읽는 동안 마재 강가의 물살이 흑산도 앞바다를 거쳐 가슴 기슭에 와 출렁이곤 했다.

이경자 (소설가)
김영주의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가란 참 이상한 직업이구나,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볼 때마다 가녀리게도 생겼네, 그런 인상이었던 작가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인 영조에서 순조 사이의 시대를 훑었다. 그 시대를 산 정약전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소설 전체에 흐르는 몰입과 집착과 황홀이 사뭇 안쓰럽게 느껴진 이유는 선배 동업자의 동병상련에서다.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을 그린다는 위험까지 감내했으니, 지난했을 작업과 골병이 눈에 선하다.

저자
김영주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대학원 화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단편소설 '끈'으로 2003년「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장편소설 『떠다니는 사람들』, 동화 『선생님 길이 사라졌어요』와 『순이』, 공저 『못다 이룬 꿈도 아름답다』등이 있으며 2010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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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ol4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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